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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한 구경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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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네행 기차 안,
기차표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객차안이 시끌시끌해지더니 싸움이 일어났나보다. 몇 십분째 계속되는 말싸움에 어느새 서른명도 넘는 구경꾼들이 모여들었다.
젊은 여자부터 머리 희끗희끗한 노인까지. 에어컨 바람 하나없는, 43도가 넘는 찜통같은 객차안에서 미동도 않은채 둘러서서 싸움을 구경한다. 움직이기 싫거나 자리가 먼 사람은 멀찌감치 앉아서 고개만 쭉- 빼들고 지켜본다.
이들을 바라보며 느낀것은 '솔직함'이었다.
싸움구경만큼 재미있는게 또 없다는데.
우리들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싸움이 나면 힐끗 쳐다본 뒤 얼굴을 돌리지만, 다시 돌아보고 싶은 욕망을 애써 누르지 않나. 못 본척, 관심 없는척 하지만 양쪽 귀를 있는대로 쫑긋대며 저쪽 상황에 온 신경을 집중하지 않나.
힐끔힐끔, 곁눈질로 사태를 파악한 뒤 친구에게 조목조목 문자를 보내거나
돌아서서 만난 사람들에게 오늘 본 재미난 싸움이야기를 일목요연하고도 생생하게 묘사하지 않나.
그에 비하면 인도 사람들은 참 솔직한 사람들이다.
체면따위 생각않고,
머리 희끗한 어르신도 점잖따위 빼지않고
그때그때의 감정에 솔직하다.
옆에 앉은 외국인 얼굴이 보고 싶으면 몇십분이고 바짝 붙어서서 바라본다.
궁금한게 있으면 끈질기게 물어본다.
할일없어 보이게 몇시간을 그렇게 남의 싸움에 참견하며 멀뚱멀뚱 서있는다.
그러다 싸움이 뚝! 끊기고 상황이 정리되면 민망함이나 뻘쭘함 따위 전혀 없이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눈치보거나 머쓱해하는 것 없이 태연하게.
그런 솔직함이 좋다.
꾸미지 않고, '체'하지 않고
한꺼풀 덧입지 않고 살아내는 그 솔직함이 좋다.
오늘 푸네행 기차안에서의 소동은 이렇게 끝났다.
처음엔 두명으로 시작된 싸움이었는데 결국 끝까지 언성높이는 사람은 네명이 넘었다. 그것도 그냥 소리만 크게 지르는게 아니라 버럭버럭 악을 쓰며, 남의 일에 진심으로 화를 내며.
그렇게 죽일듯이 싸우더니 일순간 조용해졌다. 둘러있던 사람들 모두가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다시 신문을 펴들고, 창밖을 바라보고, 아까먹던 과자를 먹고, 우리를 쳐다본다.
참 좋다.
솔직해서 좋고, 사람같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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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0 01:59 Trackback 0 Comm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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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살라 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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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지 안올지 확실치 않은 버스를 기다리다
운 좋게 도착한 로컬버스를 탔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도착한 비자푸르의 한 식당.
식탁 위로 바퀴 한마리가 지나다니고
손 씻으라고 마련해 둔 세면대 수도꼭지는 차마 만질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난 이런 환경이 너무 반가웠다.
한 손으로 바퀴를 쫓아내며 다른 한 손으로는 밥을 먹고
혼자 앉아 20루피짜리 탈리를 먹는 사람들 사이에 뒤섞여 끼니를 해결하고
든든해진 배를 두드리며,
먼지 가득한 인도, 소음 가득한 인도 한 가운데로 걸어나가는 것
혼자 울컥하며 생각했다.
이런게 인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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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당에서,
바삭하고 널따란 마살라 도사를 펼쳐두고
병 콜라를 마셔대며 생각난 장면이 있었는데.
남인도 고아 근처,
빤짐이라는 아름답지만 뭔가 황량한 도시에서의 한 식당이 떠올랐다.
그때도 나는 집채만한 마살라 도사와 찢어진 론니플래닛을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한 일본인이 다가와서 나에게 물었다.
"Are you Korean?"
뭐지? 이 일본인은?? 생각하며 대답했다.
"Yes, I'm Korean"
그때 갑자기 그 일본인이 화색을 띄며 외쳤다.
"오! 저도 코리언이예요!!"
그때부터 스물여섯 동갑내기 코리안들의 씬나는 고아여행이 시작된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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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9 04:00 Trackback 0 Comm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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